짙은 녹색 빛을 띠는 '청차'를 대표하는 차는 잎이 짙다 못해 검게 보이는 오룡(검은용)이다. 오룡은 중국 복건성에서 나는 '무이암차'를 말하는데, 오룡은 청차를 뜻하는 대명사가 되어 모든 청차에 그 이름이 붙여져 불려지고 있다.
녹차도 홍차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오룡(Oolong)은 이도 저도 아닌 차가 아니라, 부드럽고 향긋한 그 맛의 깊이의 끝을 알 수없는 위용을 보여준다. 말 그대로 '다채로운 빛을 내뿜는 검은용'이다.
푸른 청차(!) 붉은 청차(?)
[청향계 청차]
[농향계 청차]
'청차'라고 하면 푸른 색, 즉 녹색과 파란색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청차는 산화도에 따라 붉은 색(암갈색)의 수색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청차의 산화도는 10% ~ 80%의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산화도가 낮을 수록 녹색 빛을 띠고 높을 수록 붉은 빛을 띤다. 그 중 녹색 빛을 띠는 것을 청향계(그린 우롱), 붉은 빛을 띠는 것을 농향계(블랙 우롱)이라고 한다.
오룡은 색상뿐만 아니라 향과 맛도 천차만별이다. 부드럽고 꽃향기가 가득한 차부터 강렬하고 훈연향이 나는 것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오룡만이 가지는 특별한 향과 맛이 공통적으로 있기 때문에 다양함 속에서도 오룡을 구별해낼 수 있다.
각양각색 고유의 비법으로 만들어지는 청차
청차의 제조 과정은 지역마다 고유의 전문적인 기술로 만들어져 차이가 있으며, 녹차나 홍차에 비해 그 제조과정이 복잡하다. 또한 품종이나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는 어느 정도 공통의 제조 과정이 정해져 있다.
청차는 채엽-위조(실외, 실내)-주청-산화-살청-유념(성형)-건조-분류 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채엽
청차의 채엽시기는 일반적으로 녹차보다 2주 정도 늦다. 청차용 찻잎은 잎이 너무 연하지도 단단하지도 않은 시기의 찻잎을 사용한다.
#위조
청차는 실외위조와 실내위조를 진행하여 수분 함량을 줄이고 찻잎의 성분 변화를 일으킨다.
#주청
주청은 찻잎을흔들어 상처를 내는 요청을 반복하여 산화를 촉진하는 과정으로 실내에서 진행한다. 잎의 마찰로 산화 속도를 조절하여 청차의 독특한 향미를 만들어 낸다.
#산화
청차는 부분 산화를 진행시켜 '반산화차 또는 부분 산화차'라고도 부른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10~50%, 대만은 10~80% 사이에서 산화도가 결정된다.
#살청
찻잎을 가마솥에서 덖거나(초청) 증기로 쪄서(증청) 산화 과정을 중단시킨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주로 초청 방식을 사용하며, 일본에서는 증청 방식을 사용한다.
#유념(성형)
찻잎을 비벼서 찻잎의 성분이 찻물에 잘 우러나오도록 하며, 차의 독특한 모양을 만든다.
#건조
장기간 보관하거나 유통되더라도 차가 변질되지 않도록 열기로 수분함량을 서서히 낮춘다.
#분류
완성된 차를 일정 기준에 따라 등급대로 분류한다.
청차 어디서 주로 만들어질까?
중국의 우롱차 생산지는 크게 3곳으로 나뉜다. 복건성 북부와 남부 그리고 광둥성이다.
#민북오룡(복건성 북부)
암벽이 많은 바위산인 무이산이 있는 지역으로 오룡차가 만들어진 곳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오룡차에는 묵직하면서 달콤한 향이 나는데, 바위의 향과 닮았다고 하여 '암운'이라 한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 나는 차의 별칭으로 '무이암차'라는 이름이 있다.
민북오룡의 또 다른 특징은 찻잎을 약한 불에 쬐거나 열을 가하는 '홍배' 과정을 거치는데, 이로 인해 찻잎이 검게 변한다.
#민남오룡(복건성 남부)
민남오룡은 복건성 남부 안시현 등의 지역으로 민북오룡과 비교하여 산화정도가 가벼운 편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청차는 '철관음'이 가장 유명하며, 일반적으로 찻잎이 밝은 초록색을 띠고 맛과 향이 상큼하다.
#광동오룡(광둥성)
광둥성 차오저우시 봉황산 일대에서 청차를 생산한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청차의 이름도 '봉황단총'으로 본래는 품질이 좋은 한 그루의 차나무에서 채취한 찻잎만으로 차를 만들었다고 하여 단총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현재는 다른 형태로 만들어진다.
봉황단총은 특이하게 차의 향으로 구분되는데 밀란향(꿀 향), 계화향(목서꽃), 압시향(오리똥) 등 다양한 향이 있으며 그 종류가 100여개가 넘는다.
#대만오룡
대만은 중국 본토와의 차별점을 갖추기 위해 청차 생산에 집중하면서 청차의 주 산지가 되었다.
해발고도가 높고 강수량이 많아 차를 재배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대표적인 청차로는 동정오룡과 백호오룡(동방미인) 그리고 문산포종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고산차, 금훤(밀키우롱) 등이 있다.
캐릭터가 확실한 청차
청차는 종류가 다양한 만큼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차가 많다. 그 중 4종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대홍포
대홍포는 무이암차 사대명총 중 하나로 '차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대홍포는 원래 암벽에서 자생중인 모수(母樹) 6그루에서만 채엽하여 가공한 차로 부르는게 값이다. 현재는 나무 보호를 위해 채엽이 금지된 상태이며, 무성 번식을 통해 재배 생산된 차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대홍포는 묵직하고 구수하면서 은은하고 달달한 꽃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황금계
황금계는 복건성 남부(민남)에서 생산되는 차로 차를 우리면 황금빛이나고, 계화향이 난다고 해서 황금계라 이름 붙여졌다. 황금계는 향이 매우 강하여 '향이 하늘에까지 찌른다'는 의미의 '투천향'이라는 별칭이 있다.
#백호오룡
백호오룡은 대만 신주 지방에서 생산되는 청차로 찻잎에 흰 솜털이 많아 백호라는 이름이 붙었다. 백호오룡은 소록엽선이라는 벌레가 먹은 찻잎으로 만들어지는데, 벌레가 갉아먹은 부분에서 화학 변화가 일어나 과일향과 꿀향이 생겨난다. 섬세하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며, 벌레가 많은 여름에 찻잎을 채엽한다.
#금훤
대만의 동정우롱을 개량하여 만들어낸 품종으로 버터향과 우유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밀키우롱'이라고도 불린다. 부드럽고 달콤하며 꽃향이나서 매력적이지만, 간혹 비린 맛과 향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어 호불호가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