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을 견디고 나서 싱그럽고 푸릇푸릇 피어나는 봄의 새싹은 영양분을 한껏 머금고 있다. 첫 번째로 피어나는 잎이 내뿜는 상쾌한 풀내음과, 차를 우렸을 때 터져나오는 감칠맛은 오로지 '녹차'에서 봄 한철 동안만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찻잎의 노화를 늦춰라!
녹차는 잎을 땄을 때 상태를 가능한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 채엽 후 열을 가하는 '살청'을 거친다.
찻잎은 딴 순간부터 시들기 시작하면서, '산화'가 일어나는데 초록색의 잎이 갈변하며 성분이 변화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산화 효소를 비활성화 시켜야하는데, 열을 가하면 쉽게 해결된다.
처음 차를 우려마시기 시작했을 때는 생잎을 끓여 마셨다. 그러다 8세기에 이르러 살청 방식을 발견함으로써, 녹차가 만들어졌고, 조금 더 기간을 두며 신선한 차 맛을 즐길 수 있게되었다.
녹차의 가공과정은 '채엽-위조-살청-유념-건조' 단계를 거친다.
#채엽
녹차의 채엽은 3월에서 5월에 걸쳐서 이뤄진다. 녹차는 채엽시기에 따라서 상품 등급이 달라지는데, 우리나라는 24절기 중 곡우(양력 4월 20일)를 기준으로 이전에 채취한 찻잎을 우전이라고 하며 가장 고급차로 취급한다.
#위조
위조는 찻잎을 시들리면서 수분을 증발시키는 과정이다. 시들리는 과정에서 찻잎의 성분이 분해 및 산화되며 향미가 난다. 이 과정에서 푸릇하고 단단하던 찻잎은 부드러워지고 색이 바래진다. 그렇기 때문에, 녹차는 일반적으로 위조를 아주 짧게 하거나 생략한다.
#살청
살청은 단백질로 구성된 산화효소가 열에 의해 변형되어 비활성화하도록 찻잎에 열을 가하는 공정이다. 녹차 고유의 특성을 확립하는 단계로 증청(찌거나 삶기) 방식과 초청(덖기) 방식이 있다. 증청을 하면 차의 떫은 맛이 줄어들고 해조류 향이 나며, 초청을 하면 찻잎의 당분이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켜 구수한 향미가 생겨난다.
#유념
유념은 찻잎을 비벼서 세포막을 파괴해 차의 성분이 잘 우러나오게 하는 과정이다. 이 때 차의 모양도 변형시켜 고유의 형태를 만든다.
<찻잎의 다양한 형태>
#건조
찻잎의 모양이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수분을 증발시킨다. 건조과정을 거쳐야 차의 보관과 유통이 용이하고, 미생물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녹차 언제까지 싱그러운 향과 맛이 유지될까?
식품에는 제조 후 맛이 유지되는 상미기한, 유통 및 판매가 허용되는 유통기한 그리고 먹어도 안전한 소비기한이 있다.
차는 소비기한이 없다시피 하며, 유통기한은 우리나라의 경우 2년에서 3년이지만 나라에 따라 7년 또는 그 이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미기한이다.
녹차는 봄에서 여름이 되기 전까지만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4월에서 5월 사이 생산된 햇차는 1~2개월 안에 소진하는게 가장 좋으며, 되도록이면 1년안에 모두 마시도록 하자!
중국 녹차 VS 일본 녹차 VS 한국녹차
중국의 녹차는 은은한 향과 구수한 맛을 추구한다. 차의 종주국 답게 녹차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지역마다 특색있는 녹차가 많이 있다.
일본의 녹차는 감칠맛을 추구한다. 해조류의 향과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며 풍부하고 깊은 맛이 있는 녹차를 만들어낸다.
한국의 녹차는 구수하고 깔끔한 단맛을 추구한다. 한국 녹차만의 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은 생산량과 높은 가격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녹차가 지닌 매력과 나라별(한, 중, 일) 대표적인 녹차
녹차는 약 200종의 향을 지니고 있으며, 특유의 싱그러운 향과 상쾌한 맛이 특징이다. 찻잎이 물속에서 싱싱하게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면 상쾌하게 에너지가 차오른다. 녹차는 감칠맛의 성분인 아미노산이 가장 풍부하며, 여린 잎으로 만든 녹차는 차를 우려낸 뒤 나물로 만들어 먹거나 비빔밥 재료로 사용하면 맛이 아주 좋다.
나라별 대표적인 녹차로는 한국(작설), 중국(용정), 일본(센차)가 있다.
#세작(작설차) 세작은 참새의 혀라는 뜻으로 곡우(4월 20일)에서 입하(5월 6일) 사이에 채취한 어린 잎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잎이 참새의 혓바닥을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졌다. 맛이 부드럽고 섬세하며 달다.
#용정
용정은 저장성 항저우 서호 일대에서 생산되는 초청(덖음)녹차로 선명한 초록, 부드러운 향, 싱그러운 단맛, 아름다운 모양 4가지 특징이 있다. 밤과 율무같이 구수하고 달콤한 향과 맛이 난다.
#센차
센차는 '우려낸 차'라는 뜻이다. 찻잎은 바늘모양을 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해조류 향이난다. 감칠맛이 뛰어나고 뒷맛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