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차 한 잔 마시는데 진짜 이렇게 많은 도구가 필요해?” 

민아는 차를 제대로 우려 마시려면 이 많은 도구를 사야 하나 걱정이 들었다.

“모든 도구가 다 필요한 것은 아니야.”

“음 여기 귀여운 꽃게는 차우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차 마실 때 같이 있는 친구를 뜻해. 차 마시는 사람들의 피규어랄까?”

“차 친구라니, 옛날 사람들도 귀여운 걸 좋아했던 건 똑같나봐!”

귀여운 것, 민아의 머릿속에 문득 티커벨이 떠올랐다. 요하네스 팀장님을 잘 인도하고 있겠지?

“앤드류 그럼 꼭 필요한 도구는 어떤 게 있어?” 

“그리고 차판에 올라와 있는 다른 도구들도 다 알려주라!”

앤드류는 민아의 폭풍 질문에 당황해하며, 어디서부터 설명하면 좋을지 잠깐 고민했다.

“알았어 민아야 ㅎㅎ 하나씩 설명해 줄게!”

“먼저 이 도구는…..”

구멍이 송송 뚫려 있는 나무 판위에 티팟과 잔 그리고 갖가지 다구들이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효리네 민박’을 보셨던 분들이라면 이상순 씨가 차판 위 다구 세트로 차를 우려서 마시는 장면이 기억나실 수도 있을 거예요!

서양식 다구에 익숙해서, 차 우려 마시는데 티팟, 거름망, 찻잔만 있으면 되는 거 아냐? 하셨던 분들은 다구 종류가 저렇게나 많다고! 놀라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동양의 다구 들은 조금 더 다양합니다.

자세한 건 앤드류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물주전자]

차를 우리기 위해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건 바로 물주전자야! 펄펄 끓는 물이 있어야 차를 우릴 수 있겠지? 가스레인지에 물을 올려도 좋지만, 전기포트가 있으면 훨씬 간편해. 요즘엔 온도조절이 되는 전기포트도 많아서 차를 우릴 때, 적당한 온도를 손쉽게 맞출 수 있어!

[차호]

다음에 필요한 건 찻주전자(차호)야! 아까 소개해 준 자사호나 개완(←알아보러 가기)이 필요해. 차를 우리려면 찻주전자가 필요하겠지?!  처음 찻주전자를 사는 거라면 둥글둥글한 유리 주전자를 추천해! 다루기도 쉽고 수색을 볼 수 있어서 차가 우러난 정도도 확인할 수 있어.

[거름망]

차를 우리고 나면 찻잎과 차를 분리해 줘야지! 차를 계속 우리면 맛이 떫고 써지니까 말이야. 그럴 때 필요한 다구는 거름망과 공도배(숙우)야. 거름망은 설명 안 해도 어떤 건지 알겠지? 거름망은 적당히 촘촘한 게 좋아 가루처럼 부서진 찻잎까지 거를 수 있어야 맑은 차를 마실 수 있겠지? 그렇다고 너무 촘촘한 거름망은 세척이 힘드니까 고민해 봐야 해!

[공도배(숙우)]

공도배(숙우)는 찻잎을 걸러낸 차를 담는 주전자야. 또 주전자냐고? 잔에 바로 따르면 안 되는 거야? 할 수 있지만, 차를 한 번 옮겨주는 과정엔 여러 이점이 있어! 

차를 마시는 동안 차가 더 우러나지 않게끔 해주고, 차의 윗물과 아랫물을 섞어주기 때문에, 차의 맛을 일정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줘.

오늘 회차에선 동양식 다도에 필요한 차 도구들에서 알아보았습니다.

어떠셨나요? 다소 생소한 이름과 생김새들이라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막상 사용해 보시면 찻물을 걸러내고 따르는 데에 꼭 필요한 도구들이라고 이해가 쉽게 되실거예요.

이번 에디터스 노트에선 차판에 꼭 필요하진 않지만 같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차총(차우)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합니다.

차총(茶寵)은 찻자리를 더 재미있고 아기자기하게 장식해 주면서 환영의 의미도 포함하는 차판 장식 도구입니다.

차총은 여러 가지 동물들이나 사람으로 자주 표현되곤 하는데 그 모양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금두꺼비, 거북이, 게, 그리고 전설 속 동물인 용, 기린 등 장수와 재물복 등을 뜻하고

스님의 앉아있는 모습이나 동자승의 모양은 수행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요즘엔 아기자기한 만화 캐릭터로도 만들어져서 차인들의 수집욕을 자극하는 매우 인기 있는 차 도구가 되었다고 하네요. 또,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색이 변하거나 물줄기를 뱉는 분수식 차총들이 유행 중이라고 합니다.

저도 최근 바닷게 모양의 차총을 선물받았는데 차 집게를 올려두는 용도로 매우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자사호나 개완처럼 가격이 제법 나가서 선물하기가 부담스러우시다면 차총을 선물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