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5] 알아두면 쓸모있는 티 잡학사전 : ''꽃과 과일의 화려한 향을 품은 붉은 빛 홍차''

2024. 7. 1.

'꽃과 과일의 화려한 향을 품은 붉은 빛 홍차'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차인 '홍차'는 찻잎이 산화되면서 꽃과 과일의 화려한 향을 갖게 된다. 매혹적인 향과 상쾌한 떫은 맛이 입안을 깔끔하게 해준다. 붉은 찻빛이 주는 아름다움과 금빛 띠 장식은 보는 눈도 즐겁게 한다. 오감을 자극하는 매력에 헤어나올 수 없다.

홍차의 발상지

홍차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뭐니뭐니 해도 '영국'이다. 화려한 도자기와 애프터눈티 문화는 홍차와 떼어낼 수 없다. 그러나 홍차도 도자기도 시작은 모두 '중국'이다.

홍차는 16세기 중국에서 찻잎의 건조시기를 놓쳐 우연찮게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가공 방법이 개발된 것은 18세기로 유럽에서 인기를 끌면서 점점 발전한다.

실크로드를 지나 중국에서 녹차를 가져다가 영국에 도착할 쯤이면, 차를 생산한지 이미 1년에서 1년 6개월이 지난 뒤라, 차가 많이 변질되거나 향이 날아가 제대로된 차 맛을 즐길 수가 없었다.

게다가 중국과 달리 거칠고 쓴맛이 나는 경수를 사용하는 유럽에서는 상대적으로 향이 약한 녹차가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홍차는 맛이 강하고 비교적 시간이 지나도 변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출용으로 홍차를 생산하게 된다.

[실크로드]

빠르고 저렴하게 VS 천천히 고급지게

19세기 영국은 홍차 수입을 중국에 의존해 왔지만 갈수록 커지는 무역 적자로 인해 식민지인 인도에서 차 재배를 시도한다. 영국은 중국에 스파이를 보내 차나무 묘목과 재배 방법을 훔치는 데 까지는 성공했지만, 중국산 차와 비교 하여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었다.

그래서 19세기 말 홍차를 빠르고 저렴하게 기계로 대량생산하는 CTC 공법을 개발해낸다.

홍차는 찻잎을 완전히 산화시켜 만든 '완전산화차'이다. 그래서, 찻잎을 시들린 후(위조) 찻잎을 비벼서 세포벽에 상처를 내(유념) 산소와 접촉하여 산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한데, 기존 방법은 찻잎을 비비는 데에 그쳤다면, CTC 공법은 찻잎을 부수고(Crush) 찢고(Tear) 휘말아서(Curl) 잎을 조각낸다.

채엽-위조-유념 및 성형-산화-건조-분류 단계를 거치는 정통의 홍차 생산 과정에서 유념 및 성형 단계를 CTC로 변경하면서 위조부터 산화까지의 시간을 대폭 줄이고 기계화로 저렴하고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좌: CTC 공법으로 만든 홍차 / 우: 정통(Orthodox) 생산방법으로 만든 홍차

CTC 공법으로 만든 홍차는 가루 형태로 산소와 접촉하는 표면적이 넓어져 산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또한 차를 우릴 때에도 성분이 빠르게 우러난다.

산화를 빠르게 진행하면 향미가 강해지지만, 비교적 단순해진다. 반면 정통방식으로 만든 홍차는 상쾌함, 강도, 향, 맛, 점성도 등의 차이를 미묘하게 조절하여 풍부하고 다양한 맛을 표현해 낼 수 있다. 그래서 보통 높은 품질의 홍차를 생산할 때는 정통방식을 사용한다.

홍차의 분류

홍차는 중국, 인도, 스리랑카, 케냐 등 다양한 나라에서 생산되는 만큼 국가 이름을 붙여 크게 분류한다. 그리고 세부적으로는 지역명을 붙인다. 중국에서는 운남, 기문 등의 지역이 있고, 인도에서는 아쌈, 다르질링, 스리랑카는 누와라엘리야, 캔디 등 각 산지의 이름이 붙는다. 더 세부적으로는 다원의 이름 품종, 생산방식(CTC/Othodox), 품질의 차이에 따른 이름이 붙는다.

지역별 차 이름

중국: 기문홍차, 운남전홍, 민홍 etc.

인도: 아쌈, 다르질링, 닐기리 etc.

스리랑카: 누와라엘리야, 캔디, 루후나 e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