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요정을 주워온 지 벌써 2주가 지났다.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지, 처음엔 ‘커피 대신 차!’를 연신 외치는 티커벨을 향해 "조용히 좀 해!!"라고 외치다가 팀장에게 의문을 눈초리를 받았다.
미친 사람 취급받지 않기 위해 티커벨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다 보니, 매일 다양한 차를 접해보며 시나브로 커피보단 차를 찾게 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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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 차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흑차? 곰팡이차?? 치즈야 뭐야…?”
퇴근 전, 회사 근처 골목에 있는 작고 오래된 차 매장을 방문한 우리의 민아.
옆에서 열심히 이야기해주시는 사장님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처음 듣는 단어들은 민아의 머릿속을 어지럽히기만 한다.
‘민아, 네가 질문을 다 하는 날이 오네? 좋아, 오늘은 이 몸이 손수 차에 관해 설명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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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카멜리아 시넨시스라는 차나무에서 채취한 찻잎으로 만든 것만 차라고 해.
재스민, 캐모마일 같은 꽃차나 루이보스, 히비스커스 같은 허브차는 차가 아니지~!
우리는 풀잎이나 꽃 뿌리 등 식물성 재료를 우린 물도 관습적으로 차라고 부르고 있지만 우리 차의 요정들은 이런 차들을 대용 차라고 불러. 그럼 어떤 차가 진짜 차냐고?
대표적으로 6대 차가 있지! 녹차,백차,청차,황차,홍차,흑차! 사실 이 6가지 차는 다 같은 찻잎이라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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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녹차에 관해서 설명해줄게. 아마 녹차가 얼마나 대단한 친구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걸?!
녹차는 전 세계의 차 시장 중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은 차이며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중국에서 유명한 녹차는 서호용정, 황산모봉, 안길백차, 태평후괴, 벽라춘 등이 있어.
우리나라에선 절기 및 찻잎 크기에 따라 찻잎을 부르는 이름이 다 달라서 매우 재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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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엽 시기마다 이름이 달리 불리는데 지역별로 날씨 차이가 있어서 현재는 ‘첫물, 두물, 세물차’라고 시기를 더욱 넓게 잡아서 부르기도 해! 한국말로 부르니까 정말 기억하기 쉽지?
잎이 어릴수록 녹차의 맛과 향은 너무나도 부드럽고 그윽해!!!
제주도의 ‘오늘은 녹차 한잔', 오설록 전 지점에서 판매하니 꼭 마셔봤으면 좋겠어.
💰오늘은 녹차 한잔 : 오늘은 녹차(HOT 3,500 / ICE 4,000)
💸오설록 : 세작(HOT 6,500 / ICE 6,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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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차
백차는 뭐랄까…TEA 계의 미니멀리즘?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산화를 시켜서 만드는 내추럴 차야. 솜털이 덮인 어린싹을 그대로 건조해 약간 발효시켰지!
그렇다고 맛이 없다? 절대 아니야! 나는 개인적으로 백차가 가장 맛있더라구~
은은한 꽃향기와 부드럽고 산뜻한 맛이 아주 매력적인 차야. 백차는 면역력 증진과 소화에 도움을 주어 코로나 이후 전 세계에서 소비가 늘었다고도 해!
백차의 대표적인 차 중 하나인 백호은침은 차나무에서 어린싹 부분만 따서 만드는 차야. 자세히 보면 흰색 솜털이 붙어 있는데 이 솜털이 있어야만 진정한 백호은침이라고 할 수 있지! 이 외에도 백모단, 월광백, 수미 등 여러 가지 차들이 있어.
백차가 궁금하다면 ‘차차티클럽’에서 백차를 판매하고 있으니 이번 주말에 가서 마셔보자!
💰차차티클럽 : 백모단(10,000) / 17 수미(9,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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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차(우롱차)
향수를 좋아한다면 우롱차에 대해서 한 번쯤 들어봤을 거야! 구찌와 조말론에서도 우롱차를 베이스로 한 향수를 팔고 있지~
우롱차는 `청차`라고도 불리는데, 잎이 푸른 빛을 띤다고 해서 정해진 이름이야. 우롱차는 발효를 조금만 했다고 부분산화차라고 하는데, 산화 정도에 따라서 청향계부터 진한 농향계로 나눠지기도 해!
대표적인 우롱차는 대만의 동정우롱, 동방미인이 있고 중국의 철관음, 4대 명총(대홍포, 백계관, 수금귀, 철라한)이 있어. 동방미인 너무 예쁜 이름이지 않니?
우롱차는 향이 매우 복잡하고 독특해서 꽃향기에서 과일 향까지 다양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어
제대로 된 우롱차를 맛보고 싶으면 남쪽으로 가즈아! 김해에 있는 '차의 온도'와 부산의 '티 카페 예원'이 우롱차를 경험해보기 좋지!
💰차의 온도 : 청향우롱(6,300) / 밀키우롱(6,500) / 동방미인(6,800)
💸티 카페 예원 : 우롱차(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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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차
우롱차와 흑차 사이 그 어딘가 펼쳐진 블루오션! 차는 6대 다류 중에서 다소 애매한 포지션이기도 해. 소비량이 많지 않아서 생산하는 곳도 많이 줄었지…. 하지만 제대로 된 황차를 만난다면 향긋한 홍차에 버금가는 향을 느낄 수 있어!
황차는 녹차 제조 과정 중 ‘민황’, 말 그대로 차를 답답하게 싸놓고 노란빛을 띠게 만드는 약산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향과 맛이 무궁무진하다구! 황차 중에선 중국의 군산은침, 곽산황아, 몽정황아 라는 이름의 차들이 유명해.
맛이 궁금하다구? 서산의 해피트리에서 황차의 매력에 빠져보자!
💰해피트리 : 황차(5,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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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우롱차가 반만 산화했다면 홍차는 완전산화차야.
차 하면 떠오르는 나라 영국에서 주로 마시는 차지. 얼그레이, 잉글리쉬브렉퍼스트, 다즐링 그런 거 들어봤지? 얘네들이 모두 홍차야!
얼그레이는 찻잎에 베르가못 오일을 첨가했고 잉글리쉬브렉퍼스트는 주로 아쌈, 실론, 케냐를 블랜딩한, 아침에 우유를 타서 마시기 좋은 차야. 🥛+🍵=😋
Q. 아쌈, 실론, 케냐…. 이런 게 뭐냐구?
A. 그건 차의 산지, 즉 고향이라고 생각하면 돼. 홍차의 산지는 중국, 인도, 스리랑카 정도로 꼽아볼 수 있어. 저지대에서 자랄수록 떫고 진하며 고지대에서 자랄수록 과일 향이나 향긋한 꽃향기가 나. 진한 맛의 아쌈과 향긋한 다즐링이 좋은 예지.
💡여기서 QUIZ 하나~
홍차를 영어로 뭐라고 부를까? 'red tea'일까?
정답은 땡! 'red tea'는 루이보스를 뜻하는 단어고, 홍차는 'black tea'라고 해.
동양에서 우려진 붉은 차 색을 보고 '홍차'라고 부른 것에 비해 서양에서는 차의 색이 아닌 발효된 검게 마른 찻잎 색을 보고 'black tea'라고 부르기 시작했대.
맛있는 black tea를 우아하게 마셔보고 싶다면 서촌 헤르만의 정원 추천!
💰서촌 헤르만의 정원 : 다즐링(8,000) / 아쌈(7,000) / 정원밀크티(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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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차
혹시 보이차라고 들어봤어? 보이차가 대표적인 흑차라고 할 수 있지!
흑차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과거 차 상인들이 차가 비에 젖으면 상했다고 생각해 찻잎을 다 버렸대. 우연히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곰팡이가 핀 이 차를 마셨는데, 그 차가 병을 치료했고 빠르게 전파되었다고 해! 맞아! 곰팡이가 핀 차!
흑차 중 일부는 곰팡이가 핀 찻잎으로 만들어. 흑차는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습기와 산소에 노출해 발효과정을 거친 차야~ 발효과정에서 찻잎의 색이 어두운색을 띄고 있는 것이 특징이지. 발효과정에서 생긴 쿰쿰한 향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지만 흑차 특유의 독특한 풍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큰 인기를 끌고 있어! 흑차는 숙성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와인처럼 묵히면 묵힐수록 가치가 올라간다고도 해! 강남 대익차, 제주 디앤디파트먼트에서 흑차의 독특한 매력을 느껴보는 거 어때?
💰대익차 : 보이 숙차(6,800) / 보이 생차(6,800)
💸디앤디파트먼트 : 흑차(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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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벌레 먹은 차가 최고급 차가 된다구?”
오늘은 6대 다류를 소개해보았는데요. 그중 에디터들이 가장 관심 있게 보았던 청차 중 하나인 ‘동방미인’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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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미인은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동방미인은 본래 ‘백호우롱’으로 불렸는데요. 백호우롱이 동방미인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는 데까지의 사연이 있습니다. 빅토리아 여왕의 재위 시절(1837~1901) 영국 왕실에서 백호우롱을 접하게 된 이후, 찻잔 속 찻잎의 하늘거리는 모습이 아름다운 동양 미인(Oriental Beauty)의 춤추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 ‘동방미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동방미인’의 또 다른 이름은 허풍이란 뜻의 ‘팽풍차’입니다. 대만의 한 차농의 차밭이 벌레가 먹게 되어 차 농사를 망치게 되었습니다. 농민은 속상했지만 벌레 먹은 찻잎이더라도 값을 치르기 위해서 시장에 내놓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뜻밖에 시장 사람들이 맛과 향이 독특하다 하여 오히려 더 높은 가격에 차를 판매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떼돈을 벌게 된 농민이 이 사실을 마을 사람들에게 자랑하였고 사람들은 그 사실을 믿지 않고 허풍 친다고 놀려대는 바람에 ‘허풍 친 사람이 만든 차’라고 해서 ‘팽풍차’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동방미인은 ‘소록엽선’이라는 벌레가 먹은 찻잎으로만 만들어지는데, 찻잎의 색이 흰색, 황색, 갈색, 붉은색, 녹색의 다섯 가지 색이 고르게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수색은 맑고 깨끗한 호박색이며 벌꿀 같은 향이 나 달고 매우 향기롭습니다. 발효차 특유의 쿰쿰한 향이 나지 않으며 떫거나 쓴맛이 전혀 나지 않아 호불호 없이 누구나 즐기기 좋은 차라고 하는데요. 저 역시도 이번 주말에 동방미인 즐기러 김해 ‘차의 온도’에 방문해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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