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길어졌던 회식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던 우리의 홍민아씨. 집 근처 골목 한켠에 쓰러져있는 물체를 발견한다. 그녀는 어디선가 풍겨오는 정체 모를 향긋함에 이끌려 이 축 처진 작은 인형을 주머니 속에 넣었다.
집 앞 현관에는 택배가 놓여 있다. 필시 친구가 며칠 전 보냈다던 차 선물일 것이다.
"후후 뭘 이런 걸 다 보냈담. 오, 이건 무슨 맛일까? 세..작?”
친구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받은 민아. 타는 목을 축일 겸 녹차로 추정되는 익숙한 패키지의 티백을 팔팔 끓었던 물에 우려 마셔보려는 순간,
"잠깐만! 멈춰!!!! 그거 그렇게 뜨거운 물에 하는 거 아니야!!!"
" 와악!!! 너.. 너 뭐야! 인형이 우..움직여? 내가 지금 취해서.. 헛것이 보이나..? 미친 팀장...가만 안둬...”
“뾰롱? 나야 나 ~ 티커벨! 인간들에게 차를 전파하려고 요정 세계에서 넘어왔지. 나는 위기에 처한 우리 티 왕국을 구할 영웅이란 말씀!”
“티 왕국..? 그런 게 있대..? 아니 그리고 왕국을 구해야 한다는 말은 무슨...”
“지금 우리 왕국을 무시하는 거야? 요즘 들어 인간들이 차를 마시지 않아서 차 왕국이 위험에 처했다구! 왕국을 구하려면 차를 마시는 인간들이 많이 생겨야 해!”
티커벨은 민아가 풀어놓은 택배 속 차들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였다.
“와아아! 이게 다 뭐야뾰롱~ TEA~잖아! 잠깐…너 아까 차 이상하게 우리려고 했지? 정말, 이래서 우리 왕국이 위험해 처하는 거야! 좋아, 차하면 내가 또 전문가지. 지금부터 내가 쉽게 알려줄게 들어봐뾰롱!"
첫번째 차는 오설록 세작이야.
한국에서는 녹차하면 오설록이라며? 우리 왕국에서도 아주 유명하지. 이거 마침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녹차잖아! 오설록은 녹차 디저트 맛집 아니냐구? 이런 이런.. 녹차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해. 맛이 부드러운 녹차 세작은 4월 말~5월 초 사이에 채취한 어린잎으로 만든 아주아주 부드러운 고급 차야. 여리여리한 옅은 연둣빛, 생각만 해도 힐링이 되는 거 같아뿅><
평소엔 고소한 현미녹차를 많이 마셨지? 한 김 식힌 뜨거운 물(70℃~75℃)로 한번 세작을 즐겨봐! 떫지 않고 부드러운 녹차의 진짜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두 번째 차는 믈레즈나 아이스와인 티!
아 ~ 취한다 취해~~ 뭐야 알코올이 하나도 안 들었잖아??
스리랑카에서 온 믈레즈나 아이스 와인은 홍차에서 달~달한 청포도 향이 물씬 나. 그리고 이 차에는 재미있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숨어있어. 그건 말이야… 쉿! 냉침 해서 마시면 끝내준다는 점! 뭐? 냉침이 뭐냐구? 말 그대로 차를 차갑게 마시는다는 뜻이야! 이 아이스와인 티는 차갑게 마시면 향이 두배~별이 다섯개~
탄산수에 믈레즈나 아이스 와인 티백을 넣고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집에서도 손쉽게 시원한 차를 마실 수 있다는 사실! 우리 냉침한 스파클링 티 한잔하며 홈파티할까?
세번째! 마리아쥬 프레르 밀키블루
오, 마리아쥬 프레르의 밀키 블루잖아~? 마리아쥬 플레르는 프랑스에 처음으로 홍차를 소개한 200년 넘은 유서깊은 브랜드야.
특히, 난 밀키블루라는 이름이 너어어무 좋아! 귀엽고 말랑말랑한 느낌의 이름을 가진 밀키블루는 은은한 꽃향기가 매력적인 청향계 우롱 특유의 향과 부드럽고 달콤한 우유 향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차야! 찻잎에서 우유의 향이 난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아? 쓰고 떫은맛이 싫다면 이 차가 딱이야! 호불호가 갈리지 않고 달달함이 과하지 않아 입문자들이 마시기 좋은 차라고 할 수 있지!
네 번째, 트와이닝 레이디 그레이
이번엔 레이디 그레이를 소개하겠다 뿅!
레이디 그레이는 영국의 300년이 넘은 티 브랜드 트와이닝에서 가장 유명한 차 중 하나야.
깔끔하고 상큼한 차를 좋아하는 나 티커벨의 취향을 제대로 만족시키는 이 차는 특히나 시트러스 과일 특유의 향이 가득한 차라구~!!
진한 얼그레이 향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겨냥해서 오렌지필, 레몬필, 감귤향 등을 블랜드 해 산뜻하고 깔끔하게 마실 수 있도록 나왔지. 시트러스 향이라니 상상만 해도 너무 상큼하지 않니?><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으며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아서 선물하기에도 좋은 차야.
마지막으로, 아마드 캐모마일 레몬그라스
혹시 카페인이 없는 차를 찾고 있어? 이 차는 카페인이 없어서 저녁때 마셔도, 부담 없이 마셔도 괜찮아.아마드의 캐모마일 레몬그라스는 이름처럼 캐모마일과 레몬그라스가 메인으로 들어간 허브차야! 캐모마일의 은은한 향과 달큰한 맛이 너의 마음을 차분하고 편안하게 해줄 거야. 힐링의 마법 뾰로롱!
레몬그라스는 쪽파같이 생긴 허브인데 신기하게도 레몬향이 나. 산뜻한 꽃 향, 옅은 풀 내 그리고 레몬향…! 예쁜 캐모마일 꽃이 가득 핀 들판에서 릴렉릴렉~
Editor’s Letter
차를 따뜻하게 드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티커벨이 이야기한 것처럼 시원하게, 맛있게 마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냉침인데요!
물 온도에 굉장히 민감한 녹차, 홍차 같은 경우엔 잘못 우리게 되면 상당히 떫어져서 자칫 잘못하면 찻물 전체를 망가뜨리기 십상이에요.
이런 차들은 오랜 시간 냉침 하게 되면 우리기도 쉽고 차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향기가 찻물에 깊게 배어 더욱 부드럽고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오늘은 1회차에 소개된 믈레즈나 아이스와인 티의 정말 정말 쉬운 냉침 방법을 알려드릴게요.